스승의 날

길지 않은, 갈 길이 더 먼 7년이라는 교직 경력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두 해가 있는데 바로 작년(2013년)과 2011년이다.
  작년은 학교를 옮기고 처음 만난 제자들이었다. 말 그대로 나무랄 곳 하나 없이 나랑 쿵쿵짝이 신나게 잘 맞았던 정말 '더 이상 더~ 예쁠 수 없는 아이들'이었다. '선생님'으로서 가르치는 즐거움도 무한히 느꼈고,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소소한 교감들 덕분에 마음이 꽉 차는 한 해 였다. 
  2011년은... 정말 절대 안하리라 굳게 믿었던 6학년을 또 다시 가르치게 되어서 학년 발표하던 날 부터 멘붕이었고, 폭력대책위원회 2번에 가출 어린이, 등교 거부 어린이 등등 정말 처음 부터 끝가지 주욱~ 일관성있게 참 힘든 한 해 였다. -ㅅ-;; 근데 미운정이 들었는지 그 때 제자들이 보고싶다는 연락을 가장 많이 한다.
  예전 학교와 많이 멀어서 "선생님 보러 갈게요"하는 아이들 마음만 받았는데 "도저히 보고싶어서 못참겠다"는 말에 홀랑 넘어갔다.
  1시간 30분 걸려서 우리 교실로 찾아 온, 이제 중 3이 된 제자들.
나보다 작았던 아이들이 훌쩍 컸다. 6학년 때 있었던 이야기, 지금 다니는 학교 이야기, 아이돌 이야기... 초등학생과는 좀 다른 '밝음'과 '발랄함'에 '나도 저 나이땐 저랬을까?'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만감이 교차했다. (귀여운 녀석들 ㅎㅎ)
  요즘들어 '선생님'은 감정 소모가 엄청난 직업이라고 느낀다. 학생들과의 관계, 학부모님들과의 관계... 매일 매일 빵빵 터져주는, 폭탄 딱지 붙여 온 우리반 양모군 때문에 목 뒤를 많이 잡다가 옛 제자들을 보니 참 기운난다.
  마이너스였던 마음이 플러스로 꽉 채워진 기분이랄까.
  올 해 스승의 날은 참 기운났다... 난다.

덧. 뒷 게시판 꾸미기의 달인들이라 예전 처럼 아이들 작품 예쁘게 붙여달라고 부탁했더니 이렇게 깔끔하고 멋지게 만들어주었다. 고마워 ;)


by 두두 | 2014/06/13 23:40 | School Of 樂 | 트랙백 | 덧글(1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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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대범한 빙하 at 2014/12/07 10:21
선생님 저찬우인데 기억하시나요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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